1921년 11월 30일에 설립된 禪學院은 이와 같은 한국불교의 특성과 전통을 온전히 계승하고 있는 곳입니다. 이러한 전통은 선학원이 암울한 일제 치하에서는 민족전통불교 수호를 위하여 爲法忘軀의 정신으로 護法과 抗日운동을 전개하였으며, 그 역사적 의의는 바로 한국 근현대 불교사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제의 식민정책과 함께 일본불교의 침투와 민족불교 탄압에 대한 항거와, 해방 이후에는 왜색화로 굴절된 한국불교의 청정성 회복을 위한 淨化運動은 선학원이 한국 근현대불교의 정체성 확립의 산실임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작금의 선학원은 당시 선학원을 설립한 눈 푸른 조사들의 설립 정신을 제대로 계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선학원은 1934년 발족한 朝鮮佛敎中央禪理參究院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고 불교학 발전을 위하여 “한국불교선리연구원”을 설립하고자 합니다.

한국불교선리연구원은 선학원의 설립정신을 계승하고, 한국불교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위하여 정진할 것입니다.

한국불교선리연구원은 한국불교사 연구, 선학원 설립조사의 사료 발굴 및 사상 연구, 또한 禪修行을 중심으로 한 수행관의 개발과 불교 인접분야와 연계한 문화 활동도 전개하고자 합니다. 나아가 혼돈된 물질문명의 범람 속에서 새로운 정신문화의 개발을 선도하고, 이정표의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한국불교선리연구원은 한국불교학 발전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정기적인 학술회의 개최를 비롯하여, 월례발표회를 통하여 한국불교학과 신행문화를 선도할 것입니다. 그 성과는 禪理振作이라는 선학원의 설립 정신을 현대적으로 승화하여 선수행과 다양한 불교수행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프로그램화하는 데도 일조를 할 것입니다.

아울러 논문상을 제정하여 불교관련 학자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입니다. 한국불교학의 현 주소는 관련 학자들이 제대로 자리매김하여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지 못한, 학문적으로 아주 열악한 상황입니다. 불교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사부대중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저희 한국불교선리연구원이 이제 ‘初發心是便成正覺’의 마음으로 과감히 첫걸음을 내딛습니다. 많은 분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동참을 바랍니다.

2005년 6월